사실 게임업계에 <카트라이더>가 처음 선을 보였을 때, 아무도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둘 거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카트라이더>를 개발한 넥슨의 직원들조차도 이처럼 큰 성공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넥슨 개발실의 정영석 실장은 "당시 온라인레이싱 게임을 즐기는 회원수가 한 2만명 정도였다"며 "목표 회원수를 2만명 정도로 잡고 게임을 개발했다"고 말한다. 개발자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카트라이더>의 대박비결은 무엇일까?
<카트라이더>의 성공요인을 이모저모 뜯어보면 그 안에 경영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교훈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성공요인1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라
1995년 세계 최초로 그래픽 다중접속롤플레잉(MMORPG) 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출시하며 게임업계에 등장한 넥슨은 국내 게임업체 중에서 고참에 속한다.
그러나 긴 역사에 비해 넥슨은 게임업계에서 특징이 없는 기업으로 꼽혔다. <바람의 나라>나 '인터넷 오락실'개념을 도입한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툰랜더링 온라인 게임인 <마비노기> 등이 꾸준히 실적을 내 주기는 했지만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나 웹젠의 <뮤>처럼 빅히트 브랜드를 가지지도 못했고, 한게임이나 넷마블처럼 게임포털로 전환하지도 못한 상태였던 것이다.
따라서 회사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넥슨 경영진은 자연스럽게 변화를 모색하게 됐다.
이에 대해 넥슨의 민용재 이사는 이렇게 말한다. "지난 10년 동안은 게임으로 그저 그렇게 벌어먹는 회사로 경영을 했지만 10주년을 맞아 미래 청사진을 다시 그려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회사 내부적으로 경영방식을 바꾸고 '10년 플랜'을 세웠습니다. 될 성부른 게임을 골라 집중 지원하는 '선택과 집중'을 내세운 것입니다. 그 첫 타자가 <카트라이더>인 셈입니다."
그러나 넥슨이 10년 플랜의 첫 번째 타자로 당시 온라인 게임의 대세였던 MMORPG가 아닌 캐주얼 레이싱 게임인 <카트라이더>를 내세운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게임업계에서 넥슨의 ‘게임 개발능력’은 정평이 나있다. 특히 <크레이지 아케이드>, <마비노기>, ㈜위젯과 공동서비스한 <메이플스토리>에서 드러나듯이 덜 폭력적이고 아기자기한 캐주얼 게임이나 아케이드 게임 부문에서 넥슨의 개발능력은 최고라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회사의 이러한 강점을 살리는 데는 온라인 레이싱 게임이면서도 아기자기한 아이템과 캐릭터의 매력을 최대한 살린 <카트라이더>가 제격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카트라이더>에 사용된 캐릭터는 <크레이지 아케이트 비앤비>의 캐릭터가 그대로 사용됐다. 그만큼 <카트라이더>는 지난 10년간 넥슨이 갈고 닦은 능력을 통해서만 탄생할 수 있는 게임이었던 셈이다.
결국 <카트라이더>는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 넥슨 경영진의 ‘선택과 집중’의 산물인 것이다.
●성공요인2 단순하게 만들되 기본에 충실해라
카트라이더는 경주용 자동차의 축소판인 카트(kart)를 조종해 스피드를 겨루는 레이싱 게임. 게임을 조금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레이싱 게임은 결코 쉬운 게임이 아니다. 말 그대로 차를 타고 달리며 스피드를 겨루는 레이싱 게임의 성패는 얼마나 실제 자동차 경주와 비슷하게 재현하는 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 그 동안 게임업계의 통념이었다.
그러나 <카트라이더>는 레이싱 게임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뒤엎고 Shift, Ctrl 키와 화살표 키만으로 방향과 속도의 조절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한 번의 게임시간이 5분을 넘지 않도록 했다.
이처럼 조작법을 단순화하고 한 번의 게임에 들이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그 동안 게임과는 거리가 있었던 여성과 직장인들을 끌어들인 것이 <카트라이더>가 불과 출시 9개월 만에 회원 수 1000만명을 돌파한 비결인 셈이다.
실제로 지난 4월 1일 현재 <카트라이더> 회원의 구성을 보면 20대 이상 성인의 비중이 48.5%로 50%에 육박하고 여성회원의 비율도 35%나 된다.
그 동안 다른 온라인 게임에서 여성회원의 비율이 20%미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트라이더>를 얼마나 폭넓은 계층이 즐기는지 짐작할 수 있다.
조작법을 쉽게 하고 게임시간을 줄임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게임의 재미가 줄어들 수 있는 요소는 게이머가 상대방을 제칠 때 나타나는 그래픽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보완했다.
이에 대해 <카트라이더>를 매일 4시간 가량은 한다는 직장인 서모 씨는 "게임은 간단하지만 은근히 승부욕을 자극하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한다.
쉽고 단순하지만 게임으로서의 기본 기능에 충실한 것이 <카트라이더>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국민게임'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인 셈이다.
●성공요인3 익숙한 것을 활용하되 새롭게 하라
사실 <카트라이더>가 과거 넥슨의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 아들>이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대명사인 <스타크래프트>처럼 혁신적인 게임은 아니다. 이미 세가나 닌텐도 등 세계적인 게임업체들이 다수의 레이싱게임을 출시한 바가 있고, 자동차가 아닌 카트로 스피드를 겨루는 게임도 출시되어 있다.
이 때문에 <카트라이더>도 출시이후 일본 닌텐도 사의 <마리오카트>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게임으로서 혁신적이지 않다는 <카트라이더>의 단점은 그만큼 게이머가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기도 하다.
실제로 <카트라이더>는 지난해 6월 1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가입 회원 수 94만명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그만큼 사용자들이 게임의 개념을 빨리 이해하고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바탕이 됐다.
그러나 다른 게임과의 차별성 없이는 회원 수 100만명은 가능해도 1000만명은 불가능하다. 이 점에서 <카트라이더>는 게임에 다양한 잔재미를 배치해 사용자들을 끌어들였다.
우선 레이싱의 종류부터 아이템전과 레이싱전으로 나눠 사용자들이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각종 아이템으로 자신의 카트를 꾸미거나 물풍선 등의 아이템을 사용해 상대방을 제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용자들이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밖에 게임에서 이길수록 늘어나는 루찌(사이버머니)를 모아 더 성능이 좋은 카트를 구입한다거나, 라이선스 제도를 도입해 라이선스를 취득해야만 고수들과 실력을 겨룰 수 있도록 한 것 등 게이머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대해 직장인 서모 씨는 "루찌를 모아 새 카트를 가지고 게임에 임할 때의 기분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는 말로 표현했다.
많은 사람들이 익숙한 것을 하되 새로움을 놓치지 않는 것. 이것이야 말로 <카트라이더>의 또다른 성공비결이었다.
●성공요인4 시장의 변화를 최대한 활용하라
<카트라이더>는 기본적으로 무료게임이다.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개인은 누구든지 회원으로 가입해서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도 넥슨이 <카트라이더>를 통해 얻는 매출은 한 달에 50억원에 달한다. 유료로 영업을 하는 PC방의 매출 20억원을 제외해도 순수한 개인 사용자로부터 얻는 매출이 30억원에 달한다. 덕분에 올해 넥슨은 <카트라이더>하나만으로 개인사용자들로부터 3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카트라이더>가 이처럼 개인사용자들로부터 월 3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아이템 판매'. 게이머들은 자신의 카트를 치장하거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또는 게임에서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500원에서 1만원까지 하는 아이템을 구입한다.
넥슨이 이처럼 '아이템 판매'라는 수익모델을 세워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넥슨 경영진이 그 동안 국내 인터넷 문화의 변화를 세심히 관찰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실 그 동안 '인터넷에서 얻는 것은 무조건 공짜'라는 네티즌들의 인식이 조금씩 바뀌면서 포털사이트에서 아이템을 구매해 아바타를 꾸미는 네티즌들의 모습을 보면서 넥슨 경영진은 '아이템 판매'라는 부분유료화 방식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넥슨 마케팅 팀의 구기향 씨는 "<크레이지아케이드>나 <메이플 스토리> 같은 게임에서 아이템의 부분유료화를 운용해 본 결과 게임을 즐기기위해 과감히 아이템을 사는 네티즌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템 판매라는 수익모델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됐다"고 말한다.
그 동안 다른 온라인 게임에서 아이템은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통해서 얻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템 판매’라는 검증되지 않은 수익모델을 적용하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었다.
그러나 넥슨은 시장의 변화된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과감히 모험을 함으로써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다.
●성공요인5 적극적으로 제휴하라
<카트라이더>가 '국민게임'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마지막 비결은 다양한 업체와의 적극적이 제휴 마케팅에 있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가 빅 히트의 조짐을 보이던 지난 해 말부터 적극적인 제휴 마케팅을 펼침으로써 <카트라이더> 열풍을 단순한 인기게임에서 사회적 폭발력을 지닌 문화현상으로 까지 확장하고 있다.
우선 지난 1월 편의점 업체인 훼미리마트와 공동마케팅을 진행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데 이어 2월에는 SK의 '오케이 캐쉬백'을 이용해서 게임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 <카트라이더>에 대한 관심을 이어 갔다.
이어 2월 14일부터는 이동통신업체인 KTF와의 제휴를 통해 KTF의 ‘비기’요금 가입자들에게 ‘비기카트’와 ‘비기풍선’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KTF와의 이 이벤트 실시가 발표된 당일에는 <카트라이더> 사용자들이 KTF 비기사이트에 폭주해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넥슨은 코카콜라와 제휴해 게임 안에 코크플레이 전용 아이템과 게임트랙 내에 코카콜라 PPL을 해주는 대신 총상금 규모 5000만원의 '코크플레이배 카트라이더 리그'를 공동 개최하기로 해 국내 e-스포츠에 국산게임이 적극 활용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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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자의 입장으로 많은 게임 분석가들이나 비평가들의 이야길 들어보면 장님이 코끼리 말하듯 말도 안되는 소리를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이번 카트라이더에 대한 글은 좀 정확히 분석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이 카트라이더의 성공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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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출처 : [인터넷종량제반대]게임 개발자의 신기한 정보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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